챕터 175 아바시드

나는 드리워진 커튼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의 은은한 따스함에 눈을 떴다.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그의 흔적 속에 감싸인 채, 그리고 어젯밤 그가 내게 걸쳐준 셔츠에 아직 남아있는 그의 사향 냄새 속에 가만히 누워 있었다. 셔츠는 너무 커서 한쪽 어깨가 드러났다. 밑단이 내 맨 허벅지 위를 스치며, 그 아래 아무것도 입지 않았다는 사실을 간지럽게 상기시켰다.

그의 입술이 나를 각인했던 허벅지 안쪽의 흔적이 희미하게 욱신거렸다. 심장이 천천히 뛸 때마다 함께 맥박치는 듯한 깊은 통증이었다.

나는 그곳에 누워 그의 냄새를 들이마시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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